HOME > 빈들 박종구목사 > > 아름다운 순천만, 내 신앙의 고향
바람이 가을의 갈대숲을 간지럽히면 갈대들은 허리를 붙잡고 서걱거리며 웃는다. 기러기들은 하늘이 준 보금자리. 갯강과 갈대숲에서 열심히 사랑을 나누고 못생긴 짱뚱어들은 청정 개펄에서 그 넓은 가슴지느러미를 활짝 편채 펭귄처럼 뒤뚱거린다.
그때 벌교의 첨산에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순천만은 금세 붉은 물감을 쏟아놓은 캔버스로 변한다. 세상은 온통 선홍이다. 순천평야는 황금물결로 단장하고 만추의 벼이삭은 속이 여문다. 어린 숭어를 낚는 갯강의 어부는 붉은 물고기를 황혼에 발라 배에 퍼담는다.
전남 순천시 인안동 수동 울밑마을은 내 꿈의 터전이었다. 순천만에서 나고 자란 20년동안 나는 그곳이 얼마나 아름다운 동화속 세계였는지를 몰랐다. 고향은 개펄. 번요한 도심의 삶에 찌들어 살다가 문득 반추해보는 고향의 바람과 바다, 갈대는 삶의 불순물을 어김없이 정화해낸다.
"얘들아, 겨울방학이구나"
"방학을 축하한다. 너희들 혹시 산타클로스를 본 적이 있니?" 신사의 물음에 아무도 대답을 못했다. 그때 우리들은 교회에 다니지 않았으니까. 신사는 자전거에서 내려 우리와 함께 걸으며 산타클로스와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었다. 그러나 곧 집으로 접어드는 샛길이 나타났으므로 곧 헤어졌다.
그는 인안동 사람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왜냐하면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는 양복을 입고 다니는 사람은
이 마을에 없었다.
예배당은 울긋불긋한 색종이로 단장을 했고 어린이들은 참새처럼 입을 모으고 노래를 불러댔다. 그러나 까만 양복의 신사는 보이지 않았다. 예배가 거의 끝나갈 무렵 드디어 그 신사가 나타났다. 그는 단위에 오르더니 두 팔을 번쩍 들고 축도했다. 그는 목사였던 것이다. 얘배가 끝난 후 나는 신주머니를 들고 급히 예배당을 나섰다. 그때 신사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예의 그 밝은 미소를 보냈다.
나는 또 대답하고 말았다. "예" 이것이 내 신앙생활의 프롤로그이다. 이 교회가 바로 순천만과 갈대숲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대대교회고 그 신사는 김정기 목사님이시다. 그때부터 나는 한번도 주일예배를 거르지 않았다. 교회에서 꿈을 키우며 다니엘 솔로몬 다윗 요셉 삼손 등의 이야기에 매료됐다. 내 문학적 소양은 바로 그 시절, 그 교회에서 배양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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